안녕하세요.
저번 포스팅에 이어 윤동주 님의 시 중 제가 좋아하는 시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서시와 자화상 그리고 참회록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시를 사랑한 민족시인
윤동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11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1939.9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1942.1
윤동주는 문학을 계속해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한국에서는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본으로 가야 했습니다. 일본에서 공부를 하려면 동주라는 이름을 버리고 창씨개명을 해야 했습니다. 윤동주는 결국 '히라누마 도쥬'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윤동주의 시 <참회록>을 통해서 그 당시 그가 겪었던 내적 갈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tdnl1 GB1 LtI
자화상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찡해지는 것 같아요.
너무 안타까운 게 독립 6개월 전인 1945년 2월 16일에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사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송몽규의 증언에 의하면 일본의 생체실험에 연루되어 정체불명의 주사를 계속 맞은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네요. ㅜㅜ
비록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윤동주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 중 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좋은 시를 많이 남겨줘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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